지난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청년들이 모여 강제 북송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며 북송 재연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변(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올인모(올바른북한인권법과통일을 위한시민모임), 청년단체 북진이 공동 주최했다. 

 

기자회견은 청년이 발언하고 통일운동가가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연세대 정치학과 대학원생 성채린(27)씨는 “대한민국이 생명을 존엄히 여기는 국가라고 자랑스럽게 믿었다”면서 “강아지와 고양이 학대를 법으로 금지한 국가에서 강제 북송이라는 친북 정치 행위가 일어난 것은 비극”이라고 했다. 

 

학생수호연합 이명준(29) 수석대변인은 “6‧25 전쟁 중 석방한 반공 포로에게도 국가를 선택할 기회를 준 대한민국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한 우리 국민을 북송해 살인에 이르게 했다”며 “책임을 전면적으로 조사해 대한민국 역사에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정치학과 대학원생 강유화(30)는 “윤석열 정부가 강제북송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단체 북진 김광수(31) 대표는 “평범한 공무원들이 저지른 끔찍한 악행을 보며 아이히만이 떠오른다”며 “상급자의 명령에 생각도 않고 그저 복종한 공무원들이 그나마 용서받는 길은 강제 북송의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독일 친위대 장교로 유대인 학살 실무를 맡았다. 아이히만은 1961년 체포된 후 재판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잘못한 것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1962년 이스라엘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 재판을 본 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Eichmann in Jerusalem)》(1963)을 썼다. 

 

아렌트는 책에서 “수많은 학살을 자행한 아이히만이 아주 사악하고 악마적인 인물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매우 평범했다”며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을 주장했다.

 

학생‧청년 발언에 대해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 박선영 전 의원,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등이 답했다.

 

청년들은 강제 북송 재연 퍼포먼스도 했다. 이들은 포승줄로 손을 묶은 채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습니다”고 외쳤다.

 

김광수 대표는 “초등학생에게 ‘우리나라를 그려보라’고 하면 어느 학생도 38선 이남의 남한만을 그리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은 5000만명이라는 생각에 갇혀있다. 이제는 한반도 전역이 대한민국인 것처럼 5000만 국민이 아니라 8000만 국민이 상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