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훈 상임대표 통일신문 인터뷰내용 : 탈북민 잘사는것이 곧 북한인권이다

by 운영자02 posted Jan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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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잘사는 것이 곧 북한인권이다”

[인터뷰]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 김 태 훈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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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1-11

 

국회의원회관에서 12월11일 국회인권포럼·아시아인권의원연맹 주최로 ‘2017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자는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인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이다.

국회인권포럼은 2005년부터 인권보호 및 증진을 위해 기여한 활동가 또는 단체를 선정해 그 공로를 치하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올해의 인권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올해로 12회째 수상이다. 역대 수상자 중에 탈북민은 태영호 연구위원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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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수상자인 김태훈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이하 한변) 상임대표는 수년 전 탈북민들과 함께 ‘북한인권법제정촉구시위’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주도한 변호사 출신의 북한인권운동가이다.

공직을 퇴직하고 ‘통일보다 중요한 것이 북한인권’ 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봉사하고 있는 김태훈 변호사를 만났다.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47년 12월 서울 태생이다. 1972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을 졸업했고 1973년 사법시험(15회)에 합격했다. 군법무관을 거치면서 판사생활을 시작했고 1997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20여년 근무)를 끝으로 정년퇴직했다. 이후 포펌(전문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회사) 등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6년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 되었다. 11명의 위원 중 4명은 대통령이, 4명은 국회가, 3명은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2009년부터 3년간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을 했다. 이것도 좀 웃기는 직함이다. 그냥 ‘북한인권’ 하면 될 걸 굳이 ‘특별’자를 붙인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북한인권에 특별히 신경을 쓴 것도 아니고 ‘특별’히 방해나 방치를 했지.(웃음)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소위원회에서 발행한 ‘백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북한 인권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부터이다. 당시 위원들이 갖가지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이상하게 북한 인권은 이야기하지 않더라. 오히려 내정간섭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나? 그래서 나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판결은 다수결에 의해 처리되는데 대부분이 반대를 하니까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인권위가 여성, 아동, 장애인, 심지어 다문화가정의 인권 상황까지 잘 들여다보는 반면에 북한 인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우리나라 헌법에 북한도 대한민국 영토로 되어있는데 말이다.

▶또 다른 계기가 있었다면…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세계 최악의 폭정국가인 북한을 뛰쳐나온 탈북민들이 목숨 걸고 하는 참혹한 북한실상증언은 우리 국민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전쟁도 아닌 평화적인 시기에 300만 북한동포가 굶어죽고 얼어 죽고 맞아죽은 것은 그들에게 인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이 보다 더 큰 참사는 없다.

▶인권위 시절 기억에 남는 것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립하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만든 것이다. 국가기관으로서 북한 인권침해 상황자료를 그때 처음으로 냈다. 지금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통일부에 있다. 그리고 인권위에서 2010년에 최초로 북한주민의 알 권리, 정보 접근권을 통과시켰고 정부 각 부처와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

▶수년간 국회 앞에서 집회를 했는데…

김문수 의원이 2005년에 발의했지만 10여 년을 표류하던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2014년 10월부터 16년 3월까지 모두 73회에 걸쳐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매주 화요일 집회를 열었다. 적게는 20명 많기는 50명이 참석했다.

집회 때마다 탈북민들도 다소 얼굴을 보였다. 모두 생계가 시급할 텐데 바쁜 시간을 내서 한 두 시간씩 참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노력으로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탈북민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나?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악착하게 살아 꼭 성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이 모두 잘사는 것이 곧 북한인권이다. 탈북민들이 북한주민들에게 주는 영향은 나 같은 남한사람이 주는 것보다 수십 배, 수백 배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누가 뭐라도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참된 애국자들이다.

▶북한인권법이 부족한 것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일부에 설치하라고 한 것이다. 북한정부의 인권침해는 범죄다. 그걸 조사하려면 수사기관에서 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검찰이 해야 한다. 검찰이 안 되면 인권위가 조사기능이 있으니 거기서 해야 한다.

통일부는 남북대화와 교섭·화해를 추진하는 기관이다. 거기서 조사를 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대화를 하자면서 “이리 와봐! 조사 좀 하게” 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통일부가 아닌 수사권을 가진 기관에서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또 뭔가?

중국 등 제3국에 숨어있는 재외탈북자 보호문제이다. 현재 북한이탈주민보호법령에 따르면 재외탈북자가 한국공관에 신청을 해야만 보호해주게 되어있다. 주재국 경찰과 북한보위부의 단속에 공포를 느끼는 탈북자들에는 그림의 떡 같은 법령이다. 북한인권법으로 재외탈북자들을 자동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한다.

북한인권재단이 아직 출범 못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이며 직무유기이다. 솔직히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자기 지역구의 표밭 관리에만 지대한 노력을 하지 통일, 대북, 탈북민 문제 등에는 무관심이다.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없으니 더 말해 뭐하겠나? 여야를 떠나 통일과 북한주민을 배려해서 탈북민 국회의원은 여러 명 있어야 한다.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악착하게 살아

성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변하길 바라

북한주민들에 주는 영향은 이곳사람

보다 수십, 수백 배 더 효과 있을 것

▶북핵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라 보나?

북한주민에게 인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정부를 비판할 자유, 생존을 위한 유동의 자유가 없기에 지금처럼 굶어죽고 맞아죽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동물 같은 삶을 살기에 김정은은 핵, 미사일 개발을 멈춰지지 않는다.

야만적인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 폭주를 막을 수 있는 힘은 미국도 중국도 아닌 북한주민에게 있다. 남한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2천만 북한주민들의 피폐화된 인권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도 어려울 것이다.

▶한변을 소개해 달라.

2013년 9월 설립된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은 북한주민과 탈북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종국에는 자유통일을 달성한다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내가 초대 상임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출범 당시 대한변호사협회장, 검찰총장 등 법조계 대표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현재 변호사 300여 명이 가입된 단체다.

10여 년이나 국회문턱을 넘지 못했던 북한인권법 제정을 이끌어냈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탈북민, 이산가족 문제 등 분단의 비극이 파생시킨 다양한 인권문제를 다루었고 또 다루고 있다.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법률문제에 대한 사전 연구를 진행하는 작업은 한변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 2013년 설립

북한주민·탈북민 인권 개선, 자유통일 달성

목적으로 탄생…초대상임대표로 현재까지

이끌고 있어,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법조계

대표 참여로 현재 변호사 300여 명이 가입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은 어떻게 보나?

올해 7월 초, 중국에서 탈북자 16명이 잡혀 선양구금장으로 이동됐다가 일가족 5명이 음독자살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유엔 제네바 인권위 특별보호관에게 긴급 호소를 했다. 그 와중에 쿤밍지역에서 8명의 탈북자가 붙잡혔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은 안 하지만 사드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 소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정말이지 탈북자들의 북송을 강제로 집행하는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두 얼굴의 나라이다. 북한과 같은 공산국가여서 그렇다.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나?

외교부에 항의공문도 보내고 또 외교부를 직접 방문하여 중국내 탈북자강제 북송을 위해 강경화 장관이 직접 나서라고 했다. 국회에서 왜 여당이나 야당 모두 정부에 중국내 탈북자인권문제를 제기 안하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이고 강경화 장관은 유엔인권 차석대표였다. 전부 인권이라면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아주 작게라도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끝으로 할 말이 있다면…

2018년 1월부터 매월 첫 수요일마다 서울 명동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려고 한다. 탈북민들과 북한인권운동가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중국정부의 탈북자강제북송 반대’를 위한 시위이다.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에 있는 외교부청사 앞까지 도보행진으로 시위를 하려고 한다. 거리에서 일상의 시민들에게 북한주민들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상과 중국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행위를 생동하게 알리겠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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