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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고문 법률신문 기사] 오늘의 법관들은 선배 법관들을 나무랄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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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관들은 선배 법관들을 나무랄 자격이 있는가

 

이용우 前 대법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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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하여 전·현직 법관 10명을 추가 기소하였고, 현직 법관 66명을 징계하도록 대법원에 비위사실 통보를 하였다. 이로써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전·현직 법관들은 전 대법원장을 포함하여 14명이 되었고, 이제 법원은 전·현직의 선배, 동료 법관들을 스스로 재판해야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보면서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의 일단을 피력해보고자 한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의 일이다. 북한과의 긴장관계로 안보가 최우선시 되던 시절이었다. 적화통일 활동으로 의심되는 공안사건에서는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었고, 여기에 다른 증거가 조금이라도 보태어지면 법관들은 사형까지도 선고하였다. 증거능력 제한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원칙은 안보를 내세우는 정권의 위세 앞에서 후퇴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민주화시대에 이르러 오늘의 법관들은 과거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받았던 공안 피고인들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과거의 판결들을 취소하고, 국가로 하여금 그들이 잘못된 판결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배 법관들이 잘못한 판결에 대하여 대신 사과를 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대법원장이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사법행정권의 남용이 있었다하여 대신해서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하였다. 모두가 과거의 법관들에 대하여 오늘의 법관들이 가진 우월감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상황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형사 범죄로 여겨지지 않던 사법행정에 대하여 스스로 검찰의 수사를 불러들여 사법부를 마음껏 유린케 함으로써 검찰이 법원 위에 군림하는 시대착오적 상황이 초래되었다. 피의사실공표죄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도 검찰의 수사상황은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여론화시켜 재판을 압박하고 있는데도 법원은 침묵으로 따라가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정착시켜가던 불구속재판의 원칙은 하루아침에 권위주의 시대로 후퇴해 버리는 안타까움을 겪고 있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는 정권의 직접적인 압력이 재판의 왜곡을 가져왔다면 지금은 정치권과 이념세력의 명시적인 겁박과 이를 은근히 두둔하는 정권의 방조가 사법부 독립의 파괴를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내부의 이념세력까지 가세하였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러나 더 많은 책임은 사법부의 독립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법관들 모두에게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사법부 구성원 스스로가 확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오늘의 법관들은 선배 법관들을 나무랄 자격이 있는가. 다음 세대의 법관들은 오늘의 사법부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사법부 독립을 지키지 못한 오늘의 법관들을 대신하여 사과하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이용우 前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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